형사 사건의 경계를 다시 그은 대법원판례 2건이 같은 날 선고됐다. 첫 번째는 책상을 엎는 행위가 폭행죄의 비접촉폭행에 해당하는지를 따진 사건이고, 두 번째는 현역 군인이 강제추행으로 유죄를 받을 때 이수명령을 부과할 수 있는지를 정리한 사건이다. 두 판결 모두 형사 실무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되던 물음에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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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을 엎었을 뿐인데 폭행죄? 비접촉폭행의 경계

권우상 변호사 — 원본 보기

대법원 2026. 4. 2. 선고(파기환송) 사건에서 피고인은 말다툼 도중 양손으로 책상을 피해자 방향으로 뒤엎었다. 검찰은 폭행죄로 기소했고, 원심은 ①근접한 거리 ②피고인의 시선 ③파편이 튄 사실 ④피해자의 공포감을 근거로 유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은 다른 결론을 냈다. 폭행죄가 보호하는 것은 신체의 완전성이지 심리적 불안이 아니라는 점을 전제한 뒤, 비접촉폭행 성립 여부는 아래 요소들을 종합해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판단 요소설명
신체지향성행위가 실제로 피해자 신체를 향했는가
위험의 직접성신체에 실질적 위험이 미쳤는가
공간적 근접성피해자와의 거리·동선
행위 목적·의도유형력 행사의 고의 유무
행위 태양·수단물건의 방향, 충격 범위

이 사건에서 책상이 넘어진 방향은 피해자 쪽이 아니었고, 신체에 실질적 위험이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놀라게 했다는 사정만으로 유형력의 행사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법원 대법원판례 2016도9302, 2017도21374에서 이어져 온 신체지향성 기준을 이번에도 재확인했다.

실무적으로는 물건을 뒤엎는 행위가 비접촉폭행으로 고소될 경우 ①행위 방향 ②피해자와의 동선 ③실제 신체 위험 여부를 CCTV·현장 도면 등 객관적 자료로 정리해 두는 것이 대응의 출발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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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 강제추행 유죄, 이수명령은 부과될까

김경인 변호사 — 원본 보기

대법원 2026. 4. 2. 선고 2025도16559(파기환송) 사건은 부사관이 후배 군인의 배우자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대법원판례다. 원심은 벌금 800만 원을 선고하면서 이수명령을 빠뜨렸다. 현역 군인에게는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 제56조에 따라 이수명령을 부과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대법원은 이 판단을 뒤집었다. 이수명령은 판결 확정 이후 집행되는데, 벌금 800만 원 판결이 확정되는 순간 피고인은 구 군인사법에 따라 자동으로 현역 신분을 잃는다. 따라서 이수명령이 실제로 집행될 시점에는 이미 군법 적용 대상자가 아닌 상태가 된다. 신분 상실이 예정된 피고인을 이유로 이수명령 예외를 적용하는 것은 입법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결론이다.

이번 대법원판례가 정리한 원칙은 세 가지다. ① 현역 군인에게는 원칙적으로 이수명령 부과 불가, ② 유죄판결 확정으로 군인 신분이 자동 상실되는 경우에는 그 예외 조항 적용 불가, ③ 양형 단계에서 판결 확정 후 신분 변동까지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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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점

이번 대법원판례 두 건은 형사 사건에서 '상황의 구체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비접촉폭행은 단순히 신체 접촉 유무가 아니라 신체지향성유형력의 실질적 위험을 따진다. 군인 강제추행 사건에서는 선고 시점의 신분이 아니라 집행 시점의 신분이 이수명령 부과 여부를 가른다. 형사 사건에 직면했다면 표면적 사실관계보다 법적 쟁점이 어디에 있는지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실질적인 대응의 시작이다.

원본 출처

본 글은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 사안에 대한 판단은 변호사 상담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