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문은 권리를 확인해 줄 뿐, 돈을 돌려주거나 잃은 자격을 되살려 주지는 않는다. 역전세 보증금을 떼인 사람도, 조합에서 제명 통보를 받은 사람도 결국 '확인된 권리를 어떻게 실현하고 지켜내느냐'에서 결과가 갈린다. 두 사례로 그다음 단계를 짚는다.
쟁점 1 — 역전세 보증금, 경매와 통장 압류를 함께 쓸 수 있나
김경인 변호사 — 원본 보기
승소 판결을 받고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가 이어진다. 판결문은 권리를 확인해 주는 지도와 같고, 실제 회수까지는 강제집행이라는 별도의 단계가 필요하다.
"부동산 경매가 진행 중이면 통장 압류가 막힌다"는 말이 돌지만, 김경인 변호사는 이것이 법리상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한다. 민사집행법상 채권자는 부동산 강제경매와 예금채권 압류·추심명령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 역전세처럼 시세보다 보증금이 높은 물건은 유찰이 반복되기 쉽고, 부동산 경매는 감정평가부터 낙찰까지 통상 6개월 이상 걸린다.
| 회수 수단 | 통상 소요 | 대상 재산 |
|---|---|---|
| 부동산 강제경매 | 6개월 이상, 유찰 시 연장 | 가압류한 부동산 |
| 예금채권 압류·추심 | 상대적으로 단기 | 채무자 예금 등 |
개별 사건의 사정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다만 법원이 경매 진행만을 이유로 통장 압류를 거부하는 일은 실무상 드물다는 것이 김경인 변호사의 설명이다. 경매만 기다리기보다 채무자의 다른 재산을 함께 겨냥하는 것이 회수 가능성을 넓히는 방향이 된다.
쟁점 2 — 지역주택조합 부당 제명, 가처분으로 다툴 수 있나
신민호 변호사 — 원본 보기
제명은 단순한 경고나 주의와 달리 조합원 자격 자체를 박탈하는 가장 무거운 징계다. 제명되면 의결권·선거권·피선거권 등 조합원으로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없게 되고, 이러한 불이익은 금전 배상만으로는 회복하기 어렵다.
신민호 변호사는 대법원 1994. 5. 10. 선고 93다21750 판결 등이 제명이 허용되는 경우를 엄격히 제한해 왔다는 점을 짚는다. 구성원을 단체에 남겨 둘 수 없을 정도로 존립 목적을 해치는 중대한 비행이 있을 때에 한해 제명이 인정된다는 취지다. 따라서 제명 통보를 받았더라도 그것이 곧바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며, 조합원 지위 확인이나 제명 효력 정지를 구하는 가처분 등으로 다툴 여지가 있다.
시사점
두 사례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권리의 '확인'과 권리의 '실현·보전'은 서로 다른 단계라는 점이다. 역전세에서는 회수 수단을 병행하는 설계가, 조합 제명에서는 효력을 다투는 보전 절차가 각각 그다음 단계를 연다. 시간이 길어질수록 회수와 회복은 어려워지기 쉽다. 판결이나 통보를 받은 직후라면, 다음 단계의 절차를 어떻게 설계할지 전문가와 함께 점검해 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