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2026년 4월 2일 같은 날 선고한 두 상속 사건은, 절차의 요건이 결과를 가른다는 점을 보여 준다. 하나는 상속을 포기한 사람에게 들어온 강제집행을 어떻게 막느냐이고, 다른 하나는 임종을 앞두고 말로 남긴 유언이 효력을 갖느냐다. 두 파기환송 판결을 눈높이에서 정리한다.
쟁점 1 — 상속포기 후 들어온 강제집행, 청구이의의 소로 막는다
권우상 변호사 — 원본 보기
피상속인이 생전에 빚을 졌고 채권자가 이미 "돈을 갚으라"는 확정판결을 받아 둔 경우가 있다. 채무자가 사망하면 채권자는 그 판결문으로 상속인의 재산에 강제집행을 시도할 수 있다. 문제는 상속인이 이미 가정법원에 상속포기 신고를 마쳤을 때다. 상속포기가 정상적으로 수리되면 그 사람은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으로 된다.
대법원 2026. 4. 2. 선고 2025다218671 판결(청구이의, 파기환송)은 바로 이 지점을 정면으로 다뤘다. 권우상 변호사는 통장이 압류되거나 집으로 집행 통지서가 날아왔더라도, 상속포기 사실을 근거로 강제집행의 불허를 구하는 '청구이의의 소'라는 절차가 마련돼 있다는 점을 설명한다.
| 단계 | 채권자 | 상속포기한 상속인 |
|---|---|---|
| 출발 | 피상속인 상대 확정판결 보유 | 상속포기 신고 수리 |
| 집행 | 상속인 재산에 강제집행 시도 | 청구이의의 소로 불허 청구 |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로, 호스피스 병동이나 중환자실에서 임종을 앞둔 분의 마지막 의사 표시를 어떻게 인정받을지를 둘러싼 분쟁이 늘고 있다. 환자가 자필 유언장을 쓸 신체 상태가 아니거나 공증인을 부를 시간조차 없는 경우가 적지 않다.
민법은 유언 방식을 자필증서·녹음·공정증서·비밀증서·구수증서 5가지로 한정한다(민법 제1065조 내지 제1070조). 구수증서 유언은 유언자가 말로 내용을 증인에게 전하고 증인이 받아쓴 뒤 함께 서명·날인하는 방식으로, "질병 기타 급박한 사유로 다른 방식에 의할 수 없는 경우"에만 허용되는 보충적 방식이다(민법 제1070조 제1항).
대법원 2026. 4. 2. 선고 2024다309430 판결(예금, 파기환송)은 이 보충성 요건을 다시 한 번 명확히 했다. 김경인 변호사는 대법원이 "법정된 요건과 방식에 어긋난 유언은 유언자의 진정한 의사에 합치하더라도 무효"라는 입장을 유지해 온 만큼, 보충성 요건의 충족 여부가 사건의 승패를 가르는 핵심 쟁점이 된다고 설명한다.
시사점
상속 분쟁은 감정의 문제처럼 보이지만, 실제 법정에서는 요건과 절차의 문제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다. 상속포기를 했다면 그 사실을 집행 단계에서 어떻게 주장하느냐가, 급박한 유언이라면 보충성 요건을 갖췄느냐가 결과를 가른다. 같은 날 나온 두 파기환송 판결은 그 점을 나란히 보여 준다. 상속을 둘러싼 통지나 분쟁에 놓였다면, 절차의 요건부터 차분히 확인하고 전문가와 상의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